SK하이닉스 특허괴물 ITC 조사 착수, HBM 수입금지 위기…반도체 전쟁 새 국면

국내 반도체 대표 기업이 또다시 미국 특허 소송의 타깃이 됐습니다. 이번에는 SK하이닉스입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공식 조사에 착수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에 새로운 불안감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까지 이른바 ‘특허 괴물’의 습격을 받은 이번 사태,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정리해 드립니다.

ITC, SK하이닉스 HBM·낸드플래시 특허 조사 공식 착수

미국 연방관보에 따르면, 현지시간 3월 30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SK하이닉스와 일본 키옥시아를 상대로 제기된 ‘관세법 337조 위반 사건’의 조사 개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 대상은 SK하이닉스의 핵심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낸드플래시입니다. 제소 측은 두 기업의 제품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관련 제품의 미국 내 수입, 유통, 판매를 전면 금지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조사는 아직 개시 단계이지만, 이 절차가 본격화될 경우 미국 국경에서 SK하이닉스 제품의 반입 자체를 막을 수 있는 이른바 ‘무역구제 절차’가 시작된 것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허 괴물’ 모놀리식 3D, 어떤 기업인가

이번 조사를 요청한 기업은 미국의 특허관리전문기업(NPE) ‘모놀리식 3D’입니다. NPE는 직접 제품을 생산하거나 기술을 개발하는 대신, 특허권을 매입해 기업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특허 괴물(Patent Troll)’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모놀리식 3D는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의 HBM 및 낸드플래시가 자사 보유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기업은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비실시 특허관리 전문 기업(NPE)입니다.

SK하이닉스 vs 모놀리식 3D, 팽팽한 공방

본격 조사 개시에 앞서 양측은 이미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SK하이닉스는 “HBM은 미 행정부가 강조하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인프라”라며 “수입을 금지할 경우 공익 훼손 우려가 크다”는 논리를 제시했습니다. AI 인프라의 중요성을 방패 삼아 수입금지 조치의 정당성에 이의를 제기한 셈입니다.

이에 모놀리식 측은 “공급 부족 우려는 과장된 주장일 뿐”이라며 “경쟁사의 생산을 늘려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TC 조사 결과에 따라 양측의 법적 공방은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까지…한국 반도체, 총체적 특허 리스크

이번 사태는 SK하이닉스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5월부터 미국의 ‘넷리스트’와 HBM 특허 소송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반도체 양대 기업이 모두 미국 특허 소송의 표적이 된 상황입니다.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최근 6년 사이 국내 기업이 특허 침해로 피소된 건수는 610건에 달하며, 그 중 10건 중 9건은 미국에서 제기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업계에서는 한국 반도체 기술의 급격한 성장과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특허 보호 기조가 맞물리면서 우리 기업이 특허 괴물의 주요 타깃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반도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수록 소송 리스크도 함께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반도체주 타격, 증시·환율 동반 악화

이 같은 특허 리스크에 중동 전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증시와 환율도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대한경제 보도에 따르면, 중동전쟁 발발 후 단 한 달 만에 한국 증시(코스피·코스닥 합산) 시가총액이 약 1,060조원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코스피는 지난달 26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6,307.27에서 3월 31일 5,052.46까지 밀려, 한 달 만에 최고점 대비 약 19.9% 하락했습니다. 삼성전자 시총은 같은 기간 291조8382억원(2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YTN 보도에 따르면 3월 31일 장중 1,536원까지 넘어섰으며, 주간거래는 1,531원으로 마감됐습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업계, 범부처 대응 촉구 목소리

잇따른 특허 소송 공세에 업계는 물론 정부에서도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내 특허 소송에 대한 범부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AI 인프라의 핵심 공급원으로 자리 잡은 만큼, 특허 분쟁에 대한 체계적이고 선제적인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 특허 분쟁은 이제 시작 단계로, ITC 조사 결과에 따라 국내 반도체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으로의 진행 상황을 주목하며,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법적 대응과 정부 지원 방향에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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