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장에서 안경만 써도 성적이 오른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실제로 일반 안경과 구별하기 어려운 AI 스마트 안경이 시험 부정행위의 새로운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중국 대학가에서 시작된 이 논란은 이미 일본과 한국으로까지 번진 상황으로, AI 안경이 기존 시험 제도 자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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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안경, 시험 문제를 실시간으로 풀다
AI 스마트 안경은 원래 길 안내, 번역, 촬영, 가격 비교 등 편의 기능을 위해 개발된 웨어러블 기기입니다. 그러나 시험 환경에서는 전혀 다른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경에 내장된 카메라로 시험지를 촬영하면, AI가 문제를 분석한 뒤 그 결과를 안경 디스플레이에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구조입니다.
IT 전문 비영리 매체 레스트 오브 월드(Rest of World)는 일부 학생들이 스마트 안경을 AI와 연결해 시험 문제를 즉시 해석하고 답을 받아보는 방식으로 부정행위를 하는 경우가 잦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방식이 특히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일반 안경과 외형상 거의 구별이 되지 않아 시험 감독관이 적발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연구로 확인된 충격적인 성적 차이
단순한 사용 사례에 그치지 않고, 학술 연구를 통해서도 AI 안경의 성능이 실증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 연구진이 AI 모델을 탑재한 스마트 안경을 활용한 실험에서, 안경 착용자는 평균 92.5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체 평균 점수인 72점을 20점 이상 웃도는 수준으로, 상위권 성적에 해당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결과가 알려지면서 교육계에는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대학 입학시험과 공무원 시험에서 스마트 안경 사용이 공식적으로 금지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외형상 일반 안경과 구별하기 어렵다는 특성 때문에 현장 감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AI 안경 탐지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하루 만 원’에 빌려 쓰는 부정행위 장비
수요가 늘면서 AI 안경 대여 시장까지 형성됐습니다. 스마트 안경 대여료는 하루 6~12달러(약 9,000~1만 8,000원) 수준으로, 일부 업자는 최근 수개월간 1,000명 이상에게 기기를 빌려줬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반지 형태의 소형 컨트롤러를 이용해 안경을 몰래 조작하는 기능도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부정행위가 상업화·조직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단순한 일탈 행위를 넘어선 구조적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부정행위 수단이 대여 산업으로까지 발전한 것은 그만큼 수요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실제로 업자 측에서 수개월 내 1,000명 이상 이용이라는 수치를 직접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한국도 이미 피해…국경 없는 AI 부정행위
유사한 사례는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2024년 명문 와세다대학교 입학시험에서 카메라 및 통신 기능이 있는 스마트 안경을 착용하고 부정행위를 한 학생이 적발된 바 있습니다. 해당 학생은 화학 시험 문제지를 안경으로 몰래 촬영한 뒤 자신의 스마트폰에 내려받아 SNS를 통해 지인들에게 정답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에서도 관련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스마트 안경과 소형 마이크를 활용한 조직적 토익 대리시험 사건이 적발돼 수백 명의 성적이 무효 처리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AI 안경을 활용한 부정행위는 이미 국제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으며, 각국 시험 주관 기관과 교육 당국의 대응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AI 기술의 발전이 교육의 공정성이라는 오래된 가치를 위협하는 새로운 국면이 열린 것으로 보입니다. 기술과 제도의 ‘창과 방패’ 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AI 탐지 및 보안 기술 시장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논란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도록, 평가 시스템 전반의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